브랜드 : Mane Tatulyan
구성: 89pages
크기: A5 W150 x D210 (mm)
업무와 일상을 적절히 안배하고 싶은 분에게 추천하는 Mane Tatulyan의 연간 플래너입니다. 누구나 효율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세심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비즈니스와 개인적인 일정을 분리하여 적을 수 있습니다. 그래픽 및 인쇄 작업 시 유용한 역할을 하는 부록 페이지는 창작자에 대한 배려와 환대가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2024년부터 25년까지 원하는 시기를 정하여 한 해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500년 후에도 무사히 살아 남을 기록
검정색 패브릭 표지에 깔끔하고 명확한 서체. 런던의 온라인 편집숍에서 만난 것 중 단번에 눈에 띄는 제품이었다. 업무와 사무를 구분해서 적는 템플릿과 타이포그래피가 강조된 내지, 작업자를 위한 페이퍼 사이즈 차트까지. 만든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제품을 만들었는지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는 듯했다. 다이어리의 출처를 찾기 위해 구글을 헤맸고, 발견했다. 아르메니아 국적으로 유럽의 여러 나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Mane Tatulyan. 그는 자신을 디자이너이자 철학자로 소개했다.
Interviewee. Mane Tatulyan Editor. Kim kisu
Q1. 당신을 아직 모르는 한국 사람들을 위해 자기 소개를 해주실 수 있나요?
A. 저는 아르메니아 출신의 작가이자 철학자이자 디자이너입니다. 디자인 학사와 철학 석·박사 과정을 졸업한 후에, 저의 작업은 두 영역 사이의 교차점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래가 인간을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인도적인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는 것을 핵심 전제로 두고 작업합니다.
Q1. Many people in Korea still don't know about you. Could you introduce yourself?
A. I am an Armenian writer, philosopher, and designer. Having graduated both from design (BA) and philosophy (MA/PhD), my work develops at the intersection between both universes and focuses on a fundamental premise: that the future does not design humans, but rather we should design a more humane future.
Q2. 예술, 철학, 역사, 창조에 대한 관심이 특별해 보입니다. 이러한 것들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A. 그것들에 대한 관심은 어릴 적에 시작됐습니다. 저는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한 1992년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아르메니안 가족에서 태어났습니다. 낯선 대륙에서 시작된 부모님의 새로운 생활과 충분하지 않은 자원은 저를 창의적인 것, 즉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것을 수행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이끌었죠. 제 삶을 통틀어 철학은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디자인은 그것을 질서정연하게 하는 방법을 의미합니다. 철학과 디자인은 곧 세상을 바꾸는 방법이죠.
Q2. When did your interests in art, philosophy, history, and creativity begin to develop?
A. My interest for the arts and creativity already began during my childhood. I was born in an Armenian family that migrated to Argentina following the fall of the Soviet Union in 1992. My parents’ new life on a foreign continent and a lack of substantial resources led to me learning to be creative – that is, how to do more with less. Throughout my life, design meant a way of ordering the world, and philosophy, a way of understanding it; and both together are a way of transforming it.
그의 지식과 기술을 어렴풋이 짐작했다. ‘디자인과 철학의 우선순위를 매기자면 앞단에 있는 건 디자인이 아닐까? 철학은 그저 디자인을 매듭짓는 하나의 포장법이 아닐까?’ 무르익지 않은 생각은 그의 웹페이지에 적힌 소개 글을 보고 접어두었다. 그는 자신의 소개를 정반합의 이론으로 대신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의 모든 작업은 철학으로부터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혹은 동일 선상에서 완전히 동등한 관계로 나아가고 있거나.
Q3. 당신의 웹페이지에 적힌 소개글을 보았습니다. 정반합의 이론이 적혀있더군요. 정반합 이론은 당신에게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가요?
A. 정반합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변증법의 배열 형태와 같습니다. 변증법은 단순히 이론이나 해석에 그치는 것이 아닌 운동의 법칙이자 '존재'의 법칙입니다. 이 움직임은 본질적으로 창의성을 드러내며, 지속해서 새로운 형태를 창조합니다. 부정은 단지 부정을 위한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즉각적인 창의성을 나타내며 이는 인간 활동의 원동력이 됩니다. 엥겔스Friedrich Engels는 말했습니다. "그럼 ‘부정의 부정'이란 무엇인가? 이는 매우 일반적인 법칙으로, 자연, 역사, 사고의 발전을 지배하는 극도로 효과적이고 중요한 법칙입니다." 우리는 인간으로서 이성Reason이 대변하는 세상의 논리를 피할 수 없습니다. 이성은 변증법적입니다. 이성은 항상 새로운 형태로 이끄는 부정성을 내재하고 있으며, 이는 자유의 기반이 되는 무한한 창조의 과정을 나타냅니다.
Q3. The introduction on your website contains the theory of thesis-antithesis-synthesis. How important is it to you personally?
A. The thesis-antithesis-synthesis system is basically the configuration of dialectics. Dialectics (far from just being a theory or interpretation) is the law of movement, the law of what ‘is’. This movement is the constant creation of new forms; it is, in essence, creativity. Negativity is not just to negate; rather, it is immediacy and creativity. It is the engine of human activity in general. Engels wrote, ‘What then is the negation of the negation? An extraordinarily general law and therefore extraordinarily effective and important, which governs the development of nature, history, and thought’. As far as we human beings are concerned, we cannot escape the logic of the world, whose representation is our Reason. Reason is dialectical: it has in itself a negativity that always leads to a new form in an endless generative process that is the basis of its freedom.
Q4. 디자인과 철학, 두 분야 사이의 연관성이 작업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나요?
A. 디자인과 철학을 연결하는 건 제가 했던 작업 중 가장 큰 도전 중 하나였습니다. 관련이 없다고 여겨지는 두 세계를 연결하며 일관성을 유지하는 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죠. 오랜 숙고 끝에 두 영역을 연결하는 요소가 모더니즘Modernism과 현대성Modernity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기본적으로 디자인을 할 때는 50년대 모더니즘을, 글을 쓰고 이론을 세울 때는 현대 철학을 바탕으로 작업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다시 말해, ‘모던Modern’이라는 개념(현대 철학과 모더니즘적 예술)은 일반적인 관념 아래에서 지구와 우주를 둘러싼 모든 생각을 포괄하고 있는 사상이었습니다. (참고로 그건 유레카의 순간이었습니다!)
Q4. You majored in design and philosophy. How do you think the connection between these two disciplines is reflected in your work?
A. Connecting design and philosophy was probably one of the greatest challenges I went through as a professional. The task of linking two worlds that are generally understood to be completely unrelated while maintaining some sense of coherence (for me and for others) was truly a challenging effort. It was only after a long process of reflection that I came to realize that it was both modernism and Modernity that linked both realms. (Basically I noticed that I was working based on the modernism of the 50s when designing and with modern philosophy when writing and theorizing). In other words, the concept of ‘modern’ (Modernity for philosophy and modernism for art) was the idea that would englobe both spheres under a general notion (which was, by the way, a eureka moment).
나는 실수로 철학 강의실에 들어온 수강생의 얼굴이 되었다. 움직임, 부정, 변증, 사상 등의 단어가 머릿속에서 어지럽게 움직였지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었다. 재미가 없지도 않았다. 그의 작업물에 담긴 철학은 잠시 뒤로 미루고 가볍고 원론적인 질문을 던졌다.